• 부귀면 황금리 운장산 남쪽 계곡에 있는 칠성대는 넓은 바위 뒤에 자연석의 제단이 있어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기도를 드리던 곳인데 1894년 갑오동학혁명 당시 남학 교도들이 봉기하려다 미수에 그쳐 교주 및 교인 7명이 처형을 당하자 남학 교인들이 이곳에 제단을 쌓고 기도를 드리던 장소이다. 칠성대 암벽에는 ‘七星臺’, ‘山王壇’ 등 암각서와 ‘칠성대영유기(七星臺咏遊記)’, ‘우당 김처사 병서’란 2점의 글씨를 얇은 대리석에 새겨 바위를 파고 끼워 넣었다.
  • 【위치】 부귀면 황금리
    【시기】 1924년
    【형태】 암벽에 대리석 석판 삽입
    【개요】 칠성대 영유기의 내용은 정삼품 규장각 직각 정인욱(鄭寅昱)의 기문(記文)과 이덕응, 이송암, 김명봉, 박성암 등 4인의 시운이 새겨져 있다.

    【비문】 湖南處士敎 事實 明佛金庸培 嘗通悟三敎之綱 全而一之 故叅立皇壇節義於玉川華陽岡 事無不正 誠無不至 而往年 以法衣古冠 方西行洛遊也 紫雲觀道人 書以贈贊曰 明佛善爲其明 着衣冠 兼通佛玄之義 懿歟盛哉 今七星坮之享會也 與其從遊及門弟某某 文以告之 刻以着之 抑或此坮之享 諸氏之銘 宜配於犻帝峰神 小徵星靈 使眞人有此會享歟 于時 德星聚 恨無太史奏之之處 余鄕洛路左 縱未能參會 然而聞諸紫雲道人 不勝歆戀 爲之原其事跡 又名坮以依南者 盖取杜工部每依北斗望京華之義也 旣又爲之記 以示來者云
    甲子元月 日 正三品奎章閣直閣 鄭寅昱 記
    【풀이】 호남 처사교(湖南處士敎)의 사실(事實)은 이러하다. 명불(明佛) 김용배(金庸培)가 일찍이 삼교(三敎)의 강령(綱領)을 통찰하여 깨달아 온전히 하여 통일하였다. 그래서 옥천(玉川)의 화양(華陽) 언덕에 황단 절의(皇壇節義)를 세우는 데 참여하였으니, 일은 바르지 않은 것이 없었고 정성이 지극하지 않은 데가 없었다. 왕년에 법의(法衣)에 고관(古冠)을 쓰고 서쪽으로 가서 서울에 유람할 적에, 자운관 도인(紫雲觀道人)이 글로 써서 찬을 지어 주었는데, 거기에 “명불은 그 명철함을 잘 행하였다. 의관(衣冠)을 입고 불교와 도교의 뜻을 겸통하였다.”라고 하였으니, 아름답고 훌륭하구나. 지금 칠성대의 향회(享會)에서 교유하는 친구 및 문하의 제자들 누구누구와 함께 글로써 고하고 새겨서 드러내었다. 아마도 이 대의 향회와 여러 사람들의 글을 새긴 것은 패제봉(犻帝峰)과 소미성(小徵星)의 신령의 뜻에 응해서 진인(眞人)으로 하여금 이 향회를 열게 하였나 보다. 그래서 덕성(德星)들이 모였으나 태사(太史)가 아뢸 곳이 없는 것을 한탄한다. 내 고향이 낙로(洛路)의 동쪽에 있어 비록 향회에 참석하지는 못하나 자운도인에게 듣고서 흠모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해 그 사적(事跡)의 근원부터 찾아내 적는다. 또 대의 이름을 짓고 남쪽을 의지하는 것은 두보(杜甫)가 매번 북두성에 의지하여 서울을 바라보던 뜻을 취한 것이다. 이윽고 기문을 지어 후세 사람들에게 보인다.
    갑자(1924)년 1월 정삼품 규장각 직각 정인욱이 쓴다.

    依瞻南斗惠重重 喩我昔年又濟儂 深院俯聽聞法鳥 絶巓仰駕護禪龍 七纏石氣三天降 一片坮靈萬姓從 淨老誠心連碧落 小徵長照此小峰 華陽君子 李守堂

    남두성(南斗星)을 바라보니 은혜가 중중(重重)해서 / 나 옛날 그대와 함께 했음을 알려 주네 / 깊은 집에서는 법조(法鳥)소리를 듣고 / 산 꼭대기에서는 신룡(神龍)을 탄다네 / 일곱 번 얽어맨 돌기운이 삼천(三天)에서 내려오고 / 한 조각 대의 영기에 만백성이 따르네 / 정결한 늙은이의 성심이 하늘에 닿아 / 소미성이 길이 이 봉우리를 비추리라.
    화양군자(華陽君子) 이수당(李守堂)

    門深巷僻樹千重 氣味相論若似儂 靑嶂而過來翠鳥 白雲深處吠烏龍 佛緣仙業心淸淨 世態人情夢過從 聖代他年徵召日 於君乞與此三峰 紫洞詩翁 李松庵
    외진 마을 깊은 곳에 문을 내고 나무 심었으니 / 기개와 취미를 논하자면 그대와 비슷했지 / 푸른 산을 지나가니 취조(翠鳥)가 찾아오고 / 흰구름 깊은 곳에 개가 짖는다 / 부처의 인연 도가의 업으로 마음이 청정해서 / 세태와 인정은 꿈속에 지났구나 / 훗날 태평성대에 임금이 부르면 / 이 세 봉우리나 달라고 해야지.
    자동시옹(紫洞詩翁) 이송암(李松庵)
    天有七星下降重 名坮遊友是誰儂 東方講約多君子 南國勇知幾虎龍 新觴味足看花飮 舊誼感因銘石從 盛筵會合誠非偶 携手更登高一峰 明庵處士 金明峰
    하늘에 있던 칠성(七星)이 내려와 / 대의 이름으로 짓고 교유하는 이 누구인가 / 동방의 강약(講約)에는 군자가 많았고 / 남국의 용지(勇知)에는 용호(龍虎)가 얼마였던가 / 새로 따른 술잔은 꽃 보며 마시기에 충분하고 / 옛 친구의 우정은 돌에 새길 생각이네 / 훌륭한 자리의 회합은 참으로 우연이 아니니 / 손잡고 다시 한번 최고봉에 오르리라.
    명암처사(明庵處士) 김명봉(金明峰)

    此坮出義義尤重 望北依南孰與儂 山稱犻帝應天地 境澈遠方隔月龍 世間是有眞人跡 名下元無處士從 烏石靈源無過此 諸賢杖屨上斯峰 德山處士 朴星庵
    이 대에 의연금을 낸 것은 그 뜻이 더욱 중하나 / 북쪽을 바라보고 남쪽을 의지하는 것은 누가 함께 하나 / 산을 패제라 부르니 천지에 응할 것이고 / 길이 끝난 먼 곳이라 월룡을 이웃했다
    세상에는 진인의 자취가 있는데 / 이름 아래에는 원래부터 처사가 없다 / 오석산 영원산도 이보다는 못할 터 / 여러 현자여 채비를 갖추고 이 봉우리에 올라 보세.
    덕산처사(德山處士) 박성암(朴星庵)